산수유 나무 아래서 - 곽재구꽃뱀 한 마리가우리들의 시간을 물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바람이 보라색과 흰색의 도라지 꽃망울을 차례로 흔드는 동안꼭 그만큼의 설레임으로 당신의 머리칼에 입맞춤했습니다그 순간, 내 가슴 안에 얼마나 넓은 평원이 펼쳐지는지얼마나 아름다운 색색의 꽃들이 피어나는지......사랑하는 이여, 나 가만히 노 저어그대에게 가는 시간의 강물 위에 내 마음 띄웁니다바로 곁에 앉아 있지만너무나 멀어서 먹먹한 그리움 같은언제나 함께 있지만 언제나 함께 없는사랑하는 이여,꽃뱀 한 마리 우리들의 시간을 물고 어디론가 사라져 돌아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