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
박정진 작
1.
대모산 꽃피면 내 마음 꽃피네
대모산 눈 나리면 내 마음 눈 나리네
내 아침은 너를 오르는 일
내 저녁은 너를 꿈꾸는 일
너와 더붙어 늙어 가면
하나도 슬프지 않네
벗이여! 풀 한 포기라도 밟지 마소
벗이여! 꽃 한 송이라도 꺾지 마소
그대로 우리 아히들에게 물려주어
날마다 오르고 또 오르세
이보다 더한 유산 없으리
이보다 더한 보람 없으리
큰돈보다도
큰집보다도
우리 삶 온통 감싸주며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평평히 누워있는 저 어머니!
천년만년 함께 하세
여기 노래하는 사람
여기 기도하는 사람
약수 길러 오는 사람
말없이 산등성이 오르는 사람
언제나 꽃향기 새소리로
우리 영혼 씻어주네
금강산아, 부렵지 않다
지리산아, 부럽지 않다
일용할 양식처럼 우리 옆에 늘 있는
적당하게 아름답고 적당하게 살찌고
적당한 거리에 있는 그대는
알토랑 아낙 같은 산
2.
대모산 가슴은 울 어머니 가슴
대모산 계곡은 울 어머니 계곡
물이란 물 모두 약수로 변해
무진장 흘러내리고
주말이면 시장서는 것 같은 산
옛약수터, 임록천, 옥수전
봄이면 진달래 붉어 설레고
산수유, 개나리, 은방울꽃
뻐꾸기, 딱따구리, 산까지
아카시아 향기 진동할 땐 옛 님을 그리고
밤꽃 향기 가득 잘 땐 길 떠난 낭군 그리네
한여름 질푸른 그날 동네아낙들 낭랑한 목소리
가을이면 머리 위에 투닥투닥 떨어지는 밤송이
청설모와 다투며 알밤 줍는 아히들
단풍 사이로 불국사 염불소리 애잔할 즈음이면
어느 멋 골짜기마다 백설이 빛나네
빛나는 하얀 등줄기 가쁜 숨으로 오르면
모든 욕망과 원한과 삶의 찌꺼기 저절로 토해지네
손 내밀면 언제나 가까이서 손 잡아주고
하릴없이 오르면 이내 말동무되는 넌
우리의 수호천사
전날 술로 못다 달랜 시름을 마저 하게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넌
보약 같은 산
눈감고도 갈 수 있는 산
눈감고도 훤히 볼 수 있는 산
언제나 옆에 있기에 무명할 때도 있지만
있을 건 다 있고
볼 건 다 있다네
그리고 책 읽는 사람도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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