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옛길/영남길

석성산 봉수유적

나들나들 2024. 10. 1. 10:29


제2로 직봉 - 용인 석성산 봉수 유적

봉수는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외적의 침입사실을 중앙 정부에 알리는 데 활용한 통신 제도이다. 서울로 향하는 주요 산봉우리에 봉수대를 설치하고 불과 연기로 신호를 보내 국경의 위급 상황을 알렸다.
용인 석성산 봉수는 해발 471m의 석성산 정상에 세운 것으로 조선시대 제2로 직봉의 하나이다. 조선 후기 봉수망을 알 수 있는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는 5개의 직봉* 노선을 운영했는데. 용인 석성산 봉수는 제2로 직봉 노선에 해당한다. 제2로 직봉 노선은 부산 다대포진 응봉 봉수에서 시작하는 노선으로 총 44대의 봉수대가 속해 있다. 이 노선은 삼남 지방의 봉수 신호가 처음 들어오는 안성 망이산 봉수를 지나 용인 건지산 봉수(원삼면 소재) 용인 석성산 봉수 성남 천림산 봉수 한양 목멱산 봉수(경봉수)로 이어진다. 18세기 이후에 석성산 봉수는 화성 흥천산 봉수에서 수원 화성 성벽에 설치된 봉돈으로 이어지는 신설된 노선에도 포함되어 서해안에서 들어오는 신호까지 받았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진행한 발굴 조사에서 봉수대 보호 시설인 방호벽, 불을 피우는 굴뚝 시설인 연조, 불을 피우는 데 필요한 비품과 재료를 보관하는 창고 건물지 등이 확인되었다.
유물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기와, 도자기 편이 다량 출토되었다. 특히 유적의 중심부인
3호 연조 옆에서 돌을 네모 형태로 둘러쌓아 만든 시설에서 조선 후기에 관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백자향로와 제기가 출토되었다. 이를 통해 석성산 봉수에서 중요한 의례를 행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 제2거 봉수 노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9년부터 2020년 5월까지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봉수터 아래쪽에 있는 샘터와 건물지를 추가 조사한 결과, 봉수대를 운영하는 봉수군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확인되었다.
용인 석성산 봉수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2023년 1월에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이로써 제2로 봉수 노선 44개소 가운데 국가사적에 포함된 봉수대는 모두 14곳이다.
*직봉 : 변방과 서울을 연결하는 간선로의 주요 봉수대


거화시설과 비품

봉수제에서 기본적으로 최소 한 개의 연조는 항상 가동되었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연조 한 개에 거화*를 하였다. 따라서 봉수대에 거화를 위한 각종 시설과 비품은 필수적으로 구비되어야 했다. 더구나 거화 재료는 일회용 소모품이었기 때문에 평상시에 항상 구비해 두지 않으면 안되었다.

봉수의 거화에 필요한 시설과 비품은 조선후기 지지**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거화 시설로는 연대 • 연굴 • 화덕 등이 있고, 거화 비품으로는 부싯돌 • 부시*** 등이 있다. 봉수대마다 화약심지도 1, 2개 혹은 5개씩 갖추고 있었다.

거화 재료로는 싸리나무• 소나무 • 삼나무 등이나 쑥 • 풀 또는 말 • 소 • 닭 등 동물의 배설물이 사용되었다. 이 가운데 닭은 한반도 북부 지역의 일부 봉수대에서 사용되었다. 대체로 말 • 소 • 닭의 배설물과 회 • 조강 • 가는 모래 등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었기 때문에 봉수군은 비번을 이용하여 틈틈이 민가에서 그것들을 가져왔던 것으로 보인다.

지지의 기록에 따르면 각 봉수대에는 거화 재료를 대부분 5개씩 갖추어 둔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조선의 봉수제가 5거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고, 평화로운 시기에는 1거만 운용한다고 하여도 사변과 비상시에 대비하여 상시로 5거 분량을 비축해 놓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각 봉수대에는 일회용 소모성 거화 재료를 10여 종 이상 두었다. 따라서 봉수군은 경계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거화 재료 비치를 위해서 바쁜 일과를 보내야 했다.

*거화 : 횃불을 올려 변방의 상황을 중앙에 알리던 일. 평상시에는 한 번, 적이 나타나면 두 번, 적이 국경에 접근하면 세 번, 
적이 국경을 침범하면 네 번, 적이 아군과 접전하면 다섯 번 횃불을 올렸다.

**지지 
: 특정 지역의 자연 및 인문 현상을 백과사전식으로 나누어 기술한 책.

*** 부시(화철) : 부싯돌을 쳐서 불이 일어나게 하는 쇳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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