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야기

완화삼(玩花衫) -조지훈

나들나들 2025. 1. 11. 19:03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 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상아탑》(1946)